남편 생일선물로 둘러보던 중 독특한 향조로 유명한 'le labo'를 보고있어요.
저희 부부의 유일한 사치품(?)은 향수에요. 딱히 관심있는게 없다보니 옷, 신발, 화장품까지 모두 간소한 편에 비누로 올인원 샤워하는 누가봐도 미니멀라이프인데 향수만 여행다니면서 하나씩 사모아왔어요. 그렇다고 진짜 향수매니아에 비할바는 아니고, 해마다 한두개씩 사서 너댓개정도 유지되는 듯 해요.
매년 여행가면서 온라인면세점으로 쿠폰 적립금 퍼부으면 보통 40~60%는 할인받아 구매하던 향수였지만 정가 구매하려니 아쉬워요😤 하지만 슬슬 기존 향수도 다 떨어져가서 우선 디스커버리를 주문해 봤습니다!
본품 구매 전 먼저 시향을 위해서 주문한 르라보 디스커버리는 흔히 우리가 아는 1.5ml 향수 샘플이에요.
제가 사는 지역은 르라보가 입점된 백화점이 없어서 서울 출장가면 가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급증으로 백화점 가기도 꺼려지는데다 무엇보다 향수 시향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해서 갈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르라보는 용량별로 다양하게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어서 해외직구로 구입해봤습니다!
르라보 향수는 17종 정도 되는데 그 중 제 취향의 테이스팅노트 7개를 골라봤어요.
《 SANTAL 33 · BAIE 19 · ANOTHER 13 · THENOIR 29 · BERGAMOTE 22 · PATCHOULI 24 · AMBRETTE 9 》
상탈33 (SANTAL 33)
샌달우드, 향나무, 카다멈, 파피루스, 가죽, 앰버
샌달우드의 이름을 가졌지만 우디한 향보다는 미들까지도 가죽향이 강해요. 탑노트에서는 좀 차갑고 날카로운 향도 스쳐서 호불호가 있어요. 가죽공방 가득한 새 가죽냄새에 백두구 향을 피운 듯한 느낌. 잔향에서 샌달우드의 부드러운 향이 느껴졌어요. 가을겨울에 잘 어울릴 잔향.
베이19 (BAIE 19)
베르가못, 무화과, 베티버, 머스크, 건초, 타바코
이건 직접 착향했을 때와 남편이 뿌렸을 때 가장 향이 달랐어요. 제가 뿌렸을 때는 분명 느끼한 아저씨같은 머스크향이 강했는데 남편이 착향하니 벼루에 머스크 한방울 넣어 갈아대는 먹향이 진하게 났어요. 너무너무 좋아서 코박고 킁킁댔는데 다시 제가 뿌렸더니 또 그놈에 느끼터지는 아저씨냄새가.... 시향할수록 르라보 향수는 정말 특이해요. 개인적으로 베티버, 머스크, 건초, 베르가못 모두 좋아하는 나열인데 이 조합이 좀 무거운 향수가 많더라구요. 르라보가 전체적으로 특이해서 그런지 베이19는 오히려 가벼운 느낌이었어요. 사계절 모두 착향하기 좋은 향수.
어나더13 (ANOTHER 13)
암브록산, 암브레트시드, 머스크, 배, 이끼
전체적으로 우디한 향이 깔려있는데 묘하게 건드리는 쎄한 향이 있어요. 이걸 병원냄새라고도 하고 피냄새나 쇠냄새로 느끼기도 하던데 이것때문에 정말 호불호가 강한 향수에요. 초반에 그 쎄한 향이 지나가면 포근하게 가라앉는 편이에요. 차갑고 하얗고 마른느낌, 블랙&화이트 톤과 잘 어울릴 향수.
떼누아29 (THENOIR 29)
베르가못, 무화과, 삼나무, 베티버, 머스크, 건초, 타바코
가장 좋았던 향수.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데 베르가못+베티버를 넉넉히 깔고 거기에 무화과 건초, 타바코가 어우러져요. 전혀 다른 향이지만 조말론의 다크앰버진저릴리가 생각난 향수. 적당히 쌉싸름하고 달달한 홍차향같기도하고 가을에 좋을 향수에요.
베르가못22 (BERGAMOTE 22)
앰버, 머스크, 자몽, 베티버, 베르가못, 바닐라, 페티그레인
기대를 많이한 향수인데 생각보다 그냥 딱 베르가못! 이것이 베르가못이다! 이런느낌이에요. 탑부터 미들까지 베르가못과 자몽의 향조가 강하게 느껴지고 바닐라향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느끼한 기분이 좀 들었어요. 르라보의 독특함은 딱히 느끼지 못했고 그냥 정석의 베르가못 향수.
패츌리24 (PATCHOULI 24)
패츌리, 자작나무, 바닐라
훈연향이 강합니다. 겨울에 인근 주택가에서 화목보일러에 나.무.만. 떼면 나는 냄새에요. 저희 동네에 가끔 나무말고 쓰레기도 태우는 몰상식한 가구가 하나 있어서 괴로운데 쓰레기말고 나무만 태웠을 때는 딱 좋은 시골냄새가 나더라구요. 하지만 목초액+훈연의 스모키함이 너무 강해서 사실 잔향의 바닐라따위 생각도 안났어요. 블랜딩해서 캔들이나 아로마디퓨져로 쓰는게 나을것 같아요.
암브레트9 (AMBRETTE 9)
암브레트, 머스크, 프루츠노트, 머스크
어나더13이 싸하게 코를 치고 미들부터 포근한 살냄새가 느껴진다면 암브레트9는 처음부터 나긋하고 포근한 느낌이에요. 프루츠노트 때문인지 포근하고 부드러운 향에 상큼함이 잔잔하게 올라와요. 르라보 중에서 무난한 향조를 가졌고 겨울에 좋을 향수에요. 제 경우 좀 많이 뿌려야 지속력이 오래가는 것 같아요. 레이어링하기 좋을 듯하지만 패츌리24같은 너무 강한 향수와 함께 쓰면 묻힐거에요.
향수는 워낙 취향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테이스팅 노트를 참고하고 직접 시향해보는걸 추천해요. 게다가 시향과 착향 역시 달라져요. 시향할 때는 가볍던 향수가 착향했더니 너무 무겁다거나 반대로 무거운 느낌이었지만 계절에 따라 산뜻한 향수일수도 있어요.
제 취향의 향수는 조말론 라임앤바질, 조말론 다크앰버앤진저릴리, 바이레도 모하비고스트, 톰포드 그레이베티버 이정도인데 떼누아29가 가장 좋았어요.
남편 취향의 향수는 조말론 라임앤바질, 크리드 어벤투스, 프레쉬 카나비스샌탈, 샤넬 알뤼르옴므 등이 있었는데 상탈33과 베이19가 가장 좋았다고 하네요.
비슷한 향조이신 분들 참고하세요 :)
※NO광고 NO원고료. 블로그내 모든 후기는 직접 알아보고 직접 구입하고 스스로 쓴 리뷰입니다.
'내돈내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브랜드] 동물복지달걀, 계란 번호 표기(난각번호) 확인하기. 동물복지에 대해서. (0) | 2020.10.30 |
---|---|
[코스트코 추천상품] 코로나집밥- 라이스스틱 쌀국수 (0) | 2020.09.18 |
고양이 집사 삼성제트 무선청소기 & 청정스테이션 후기 (휴스톰 물걸레 청소기와 비교) (0) | 2020.08.28 |
코로나 시대에 외식같은 집밥 "자포니카 장어 구이" (0) | 2020.08.25 |
불면증과 비염에 좋은 아로마오일 추천 "스위스 유스트31 허브오일" (0) | 2020.08.21 |